“청소년 스스로 내면에서 ‘삶의 의미’ 발견하도록 도와야”

(가톨릭신문)

정체성과 삶의 의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청소년 시기의 성장에, ‘삶의 의미는 모든 이에게 이미 존재하므로 발견만이 필요’하다는 ‘로고테라피’(의미치료)가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는 11월 16일 수원교구청 지하 강당에서 ‘청소년과 생명’을 주제로 제24차 정기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 로고테라피연구소 김미라(아녜스) 소장은 제4주제 ‘청소년의 고독과 우울(청소년과 삶의 의미)’ 발표에서 “로고테라피를 창시한 빅터 프랭클 박사(Viktor Frankl, 1905~1997)는 청소년 시기 삶의 의미에 대한 탐색을 중요하게 강조했다”며 “청소년의 삶의 의미 수준과 심리적 건강 및 신체적, 사회적 적응 수준 간에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로고테라피는 인간이란 종교와 무관하게 ‘영’ 자체라고 설명하며, 아프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존재인 인간 영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간 영은 자기 초월까지도 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가졌다는 김 소장은 “나치 수용소에서 누군가는 돼지였고 누군가는 성자였다”며 “그것은 상황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의 결정이라고 프랭클 박사는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소장은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청소년들은 반대로 열심히 의미를 찾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영적 존재로서의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청소년 시기를, 내면에 안고 있는 삶의 의미의 불씨를 발견하고 밝힐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회는 청소년 시기의 성과 인격 형성을 중요한 주제로 본다는 견해도 나왔다. 제1주제 ‘청소년과 성(性)’을 발표한 대구가톨릭대학교 최성욱(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는 “청소년기의 성을 신학 혹은 종교의 관점에서 논한다는 것은 청소년들의 성품 형성에 신앙의 성장이라는 주제까지 포함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교도권의 문헌들이 성장 중인 청소년을 언급하며 ‘성품 형성’과 ‘성’을 연관 지어 말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문희종 주교는 인사말에서 “현재 우리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여러 문제는 비단 일부 일탈 청소년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오늘날 이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현실을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학술 세미나를 통하여 청소년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기회, 또 죽음의 문화에 맞서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는 데 함께 우리들이 고민하며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