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

프란치스코 교황은 2일 로마의 라우렌티노 공동묘지 ‘천사의 정원’에서 위령 성월 미사를 주례하고, 사산아와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천사의 정원에 도착하자마자 헌화하고 잠시 침묵 중에 기도했다. 이 자리에는 교황의 기도에 동참하기 위해 로베르토 괄티에리 로마시장 등 100여 명의 신자가 모였다.

2012년 설립된 천사의 정원은 유산 등을 통해 아이를 잃은 가족들을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교황은 2018년 11월에도 이곳을 찾아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채 숨을 거둔 태아들을 위로했다.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의 모임인 ‘희망의 불꽃’ 회원들은 교황에게 세상을 떠난 자녀를 상징하는 흰색 스카프를 선물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 대신 “하느님 당신의 자비의 팔을 열어 죽은 아이들을 받아들여 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미사 후 태아들의 무덤을 축복했다.

교황의 11월 기도 지향 또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다. 교황은 “자녀 잃은 부모에게 무슨 말로 어떻게 위로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배우자나 부모를 잃은 이를 표현하는 단어는 있어도 엄청난 고통 속에서 차마 아이를 잃은 부모를 표현할 길은 없다”고 했다.

교황은 “자녀를 잃은 부모를 위로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사랑으로 가까이 지낼 필요가 있다”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방식을 본받아 그들이 느끼는 고통을 책임감 있게 돌볼 때, 신앙의 힘으로 버텨낸 부모들이 희망 속에 위안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