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교회, 홍수 이재민 위해 팔 걷어붙여

(가톨릭평화신문)
자원봉사자들이 2일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내 한 성당에서 홍수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다. OSV

이례적인 대홍수로 발렌시아 지역을 포함한 스페인 동남부에서 22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등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스페인 교회가 갑작스러운 재난 속에 큰 피해를 본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희망을 전하고 있다.

재난 대응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스페인 카리타스였다. 스페인 카리타스는 10월 29일 홍수 발생 직후 발렌시아·알바세트 지역으로 지원 인력과 봉사자를 보내고 지역 당국과 협력하며 이재민들을 돕고 있다.

스페인 발레시아대교구는 9~10일 본당에 모인 헌금 전액을 피해 본당에 기부하고, 비교적 피해가 가벼운 성당을 개방해 보금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발렌시아의 프로라이프협회인 ‘프로비다’는 재난 피해 어린이들을 위해 담요와 우유, 이유식, 신생아를 위한 따뜻한 옷, 아동용품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사제와 수도자·평신도를 포함한 스페인 교회 구성원들 역시 이재민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전국에서 찾아온 수천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은 거리와 주택·상업 시설·침수된 성당 등을 청소하고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엠마우스·에페타운동 등 교회 공동체 신자들로 구성된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는 피해 이재민들에게 식료품과 생필품을 나눠주는 등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오로라 아란다는 카리타스 발렌시아 디렉터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회가 피해 현장에서 보여준 나눔과 연대정신은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의 얼굴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며 교회 구성원들의 헌신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10월 말 스페인 남동부를 휩쓴 기습폭우로 최소 220명이 숨지고 6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대체로 건조한 기후인 스페인에서 홍수로 대형 피해가 발생한 것은 50년 만이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