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 정신, 각 지역 교회 사목현장에 뿌리내려야

(가톨릭평화신문)
“이 한 달 동안 우리가 이룬 모든 작업이 교회의 선익을 위해 계속 이어지도록 기도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27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봉헌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제2회기 폐막 미사 후 삼종기도를 미치고 전한 당부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를 통해 싹을 틔운 ‘시노드 정신’이 사목 현장에도 깊이 뿌리 내리기를 기도한 것이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선교하는 교회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목 현장에서 얼마나 시노드 정신을 실천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황의 희망에 응답해 전 세계 각 지역 교회들이 시노드 정신 확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속속 펼치고 있다.



인도 교회, 총회 때 시노드적 접근 활용

인도 주교회의(CCBI)는 2025년 1월 28일~2월 4일 인도 오디샤주에서 개최할 예정인 정기총회 때 시노드적 접근 방식을 채택해 진행하기로 했다.

CCBI 사무국에 따르면 ‘선교를 위한 시노드 여정 식별’이란 주제로 열릴 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인도 교회 교구 전체와 본당에 사전 준비를 위한 문서와 온·오프라인 설문지를 배포했다. 인도 봄베이교구의 올윈 드실바 주교가 이끄는 ‘시노드팀’은 온·오프라인으로 수집한 의견들을 종합 정리해 총회에서 사용할 ‘의안집’을 만들 계획이다. 인도 주교단이 교회 백성 전체의 목소리를 경청해 총회를 하겠다는 것이다.

CCBI는 “인도 교회에서 이처럼 광범위한 과정을 거쳐 총회를 준비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를 통해 교회 구성원들이 시노드 정신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험하고 이를 통해 시노달리타스 확산을 촉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멕엘로이(앞줄 왼쪽) 추기경이 10월 11일 동료 대의원들과 함께 정기총회 참석을 위해 바티칸 바오로 6세 홀로 들어가고 있다.
 
블레이즈 쿠피치 추기경이 10월 22일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OSV



미국 교회, 시노드 정신 실천 감독 기구 제안

미국 주교단 내에서는 시노드 정신 실천을 관리·감독하는 기구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교회를 대표해 시노드 정기총회 대의원으로 참석했던 블레이즈 쿠피치(미국 시카고대교구장) 추기경과 로버트 멕엘로이(미국 샌디에이고교구장) 추기경은 10월 27일 미국 가톨릭계 언론 ‘National Catholic Reporter(NCR)’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교회 내에 ‘시노드 위원회’ 설립 추진을 제안했다. 미국 주교회의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안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 만들기’를 더욱 잘 반영하도록 교회 기구의 구조 개편을 촉구한 것이다.

멕엘로이 추기경은 “시노드 최종 문서를 보면 교회 내 의사 결정 과정에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평가 과정 수립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노드 여정의 열매가 본당과 각 공동체에 실제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를 평가할 책임있는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쿠피치 추기경 역시 멕엘로이 추기경의 의견에 공감하며 “시노드 정신 확산을 위해서는 이를 관리·감독할 인력과 자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추기경의 제안에 미국 교회는 우선 11월 중 열린 미국 주교회의 정기총회 때 관련 내용을 논의해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쿠피치 추기경은 “교회는 이미 시노드 최종 문서를 통해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선교하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성령의 부르심을 받았음을 분명히 했다”며 “어떠한 방향으로 결정하든 시노드 여정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