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주교회의 의장 프란츠 라크너(잘츠부르크대교구장) 대주교는 8일 이스라엘 축구 팬들이 유다인이라는 이유로 집단 폭행을 받은 데 대해 “역사상 가장 어둡고 부끄러운 날이었던 ‘수정의 밤’이 떠오르게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인들이 자국 축구팀 마카비 텔 아비브와 네덜란드 축구팀 아약스 간 경기가 열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후 스쿠터를 탄 정체불명의 청년 10여 명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하고 구타한 것이다. 이들은 재빨리 도망쳐 자취를 감췄다. 피해자 중 한 명인 A(24)씨는 “폭행했던 이들은 ‘유다인’과 ‘IDF’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외쳤다”고 증언했다. IDF는 이스라엘 방위군의 약자다. ‘크리스탈나흐트’(수정의 밤)는 1938년 11월 9일 나치 대원들이 독일 전역의 수만 개에 이르는 유다인 상점을 약탈하고, 250여 개의 시나고그(유다교 사원)에 불을 지른 사건이다. 당시 나치가 밤새 유다인 가게 유리창 등을 파괴하면서 유리 파편들이 거리를 수놓아 ‘수정의 밤’으로 불린다.
오스트리아 교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우려스러운 신호”라면서 반유다주의 사건이 사라지길 기도했다. 라크너 대주교는 “종교 또는 정치적 신념을 포함해 유다인에 대한 폭력을 허용하거나 정당화할만한 이념은 어디에도 없다”며 “그리스도인이라면 이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