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0.75㎏ 초미숙아로 태어난 녹민이

(가톨릭평화신문)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단 채 치료를 받고 있는 녹민군. 녹민군은 초미숙아로 태어난 탓에 출생 직후부터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은 것은 물론 퇴원 후에도 재활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제공


“우리 아이가 다른 아기들과 똑같이 걷고 먹을 수 있게 되는 것. 그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습니다.”

아기의 눈을 볼 때마다 엄마 티린(26)씨의 입에서는 절로 한숨이 새어 나온다. 베트남 출신인 티린씨의 아들 녹민군은 6개월 전인 5월 23일, 25주 4일 만에 응급 수술을 받고 몸무게 0.75㎏의 초미숙아로 태어났다. 태어날 당시 녹민군은 혼자가 아니었다. 녹민군의 옆에는 엄마의 뱃속에서 함께했던 쌍둥이 동생이 있었다. 하지만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함께 들어간 동생은 치료를 이겨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동생을 떠나보낸 후 아기는 홀로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으며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초미숙아인 탓에 호흡기와 심장 혈관계가 취약해 생명이 위태로운 순간이 이어졌다.

다행히 녹민군은 기적처럼 인큐베이터를 나와 부모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티린씨는 아기를 안았을 때를 회상하며 “생애 가장 큰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행복도 잠시, 티린씨에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병원비였다. 이미 내야 하는 돈만 2억 8000여만 원. 초미숙아였던 녹민군은 이제 세상에 나온 지 6개월 됐다. 하지만 소화·골격계의 성장이 더뎌 수개월 간 병원을 오가며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비 외에도 수천만 원에 달하는 돈이 더 필요한 것이다.

병원비가 이렇게 많이 나온 건 베트남 출신인 티린씨와 남편 녹테(26)씨가 미등록 외국인이라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다. 유학생 비자로 각각 2016년, 2020년 입국한 부부의 비자는 만료된 지 오래다. 당연히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도 못하고 일용직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티린씨는 임신과 병원 치료, 간호로 2년 가까이 일을 못 하면서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남편이 홀로 벌어오는 수입은 220여만 원 정도다. 빠듯한 상황에서 두 사람은 한국에서 맞벌이하기 위해 베트남 고향 집으로 보낸 첫째 딸의 생활비도 책임지고 있다.

부부의 사정을 들은 한국의 베트남 공동체와 현지 이주민센터 등에서 모금을 통해 일부 도움을 줬지만, 병원비가 워낙 많이 나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급한 병원비는 응급대지불제도를 통해 해결했지만, 갚을 길 역시 막막하다. 얼마 전부터는 월세까지 밀리기 시작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티린씨는 아이의 건강 회복만 기도하고 있다. “아기 하나를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떠나보낸 게 너무나 슬퍼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남은 아이만이라도 건강하게 자랐으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이상현 신부 /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원목

“소중한 생명이 태어났지만, 예상 못 한 어려움으로 엄마는 출산 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몸무게가 10㎏이 빠질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루빨리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 모두 기쁨을 되찾도록 도움의 손길을 청합니다.”

녹민군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4일부터 3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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