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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편 그리스도 신비의 기념

제 2 편 그리스도 신비의 기념가톨릭교리서

내용

  • I. 구원 경륜에서의 견진성사
  • 1286 구약 성경에서 예언자들은 기다리던 메시아 위에,92) 그 구원 사명을 위해 주님의 영이 내려오실 것이라고 예고했다.93)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께서 그분 위에 내려오신 것은, 그분이 오시기로 되어 있던 바로 그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라는 징표였다.94) 성령으로 잉태되신 예수님의 전 생애와 사명은 성부께서 그분께 “한량없이 주시는”(요한 3,34) 성령과 이루는 완전한 친교 안에서 실현된다.
  • 1287 그런데 성령의 이 충만은, 오로지 메시아만이 아니라 모든 메시아 백성에게 전해질 것이었다.95)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보내시겠다고 여러 번 약속하셨고,96) 이 약속을 부활 날 처음으로 실현하셨으며,97) 성령 강림 날에 더욱 분명하게 실현하셨다.98) 성령을 충만히 받은 사도들은 “하느님의 위업”(사도 2,11)을 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베드로는 성령이 쏟아져 내려오신 것을 메시아 시대의 징표라고 선언한다.99) 그때 사도들의 설교를 믿고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성령의 선물도 받았다.100)
  • 1288 “그때부터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뜻을 받들어, 새 신자들에게 안수하여 세례의 은총을 완성시키는 성령의 선물을 베풀어 주었습니다.101) 이리하여 히브리서에서 그리스도교 입문의 초보적인 교육 주제들 가운데 세례와 안수의 교리도 언급하게 된 것입니다.102) 가톨릭 전승은 안수를 견진성사의 기원으로 당연히 인정하였으며, 이 견진으로써 성령 강림의 은총이 교회 안에 영속되고 있다 하겠습니다.”103)
  • 1289 일찍이 성령의 부여를 더 잘 드러내기 위해 안수에 향유(축성 성유, 크리스마) 바름이 추가되었다. 이 도유는 ‘기름부음 받은 사람’을 의미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밝혀 준다. 이 이름은 “하느님께서 성령으로 기름 부으신”(사도 10,38) 분, 바로 그리스도라는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 도유 예식은 서방 교회와 마찬가지로 동방 교회에서도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러므로 동방 교회에서는 이 성사를 ‘도유’(Chrismatio) 성사라고 부르거나 ‘축성 성유(크리스마) 도유’(myron)라고 부른다. 서방 교회에서 견진이라는 이름은 이 성사가 세례를 확정하고 동시에 세례의 은총을 견고하게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 동방과 서방의 두 전통
  • 1290 그리스도교 초기에는 보통 견진을 세례와 함께 한 번에 거행했다. 그러므로 성 치프리아노의 표현대로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와 함께 하나의 “이중적 성사”를 이룬다.104)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어린아이들의 세례가 많아지면서 연중 내내 거행되고, 시골 본당의 수효가 늘어나 교구가 커지면서 주교가 모든 세례성사를 집전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서방 교회는 세례의 완성을 주교에게 유보해 두려고 이 두 성사를 시간적으로 분리시키게 되었다. 동방 교회에서는 이 두 성사를 하나로 결합시켜 왔다. 따라서 견진성사도 세례성사를 주는 사제가 베푼다. 그러나 그 사제는 견진성사를 줄 때, 반드시 주교가 축성한 ‘성유’(myron)를 사용해야 한다.105)
  • 1291 로마 교회의 관습이 서방의 관행을 발전시켰다. 그것은 세례 후에 축성 성유를 두 번 바르는 관습이었다. 세례 받는 사람이 세례수에서 나온 직후에 사제가 발라 주는 첫 번째 도유는, 세례 받은 사람의 이마에 주교가 발라 주는 두 번째 도유로써 완결된다.106) 사제가 축성 성유를 발라 주는 첫 번째 도유는 세례 예식에 속하는 것으로서 세례 받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예언자직, 사제직, 왕직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른이 세례 받는 경우에 세례 후 도유는 한 번뿐인데, 이것은 견진의 도유이다.
  • 1292 동방 교회의 관습은 무엇보다도 그리스도교 입문의 단일성을 더 잘 보여 준다. 라틴 교회의 예식은 새 신자들과 주교의 일치를 더욱 분명하게 표현한다. 주교는 ‘하나이며 보편되고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참교회의 보증인이고 그 봉사자이며 따라서 그리스도 교회의 사도적 기원에 연결시키는 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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