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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편 그리스도인의 기도
제 4 편 그리스도인의 기도가톨릭교리서
내용
- II. 겸허한 경계심
- 기도의 어려움에 직면하여
- 2729 우리가 기도할 때 가장 흔한 어려움은 분심이다. 이것은 소리 기도에서 말과 그 의미에 관련될 수 있고, 좀 더 심하면, (전례적이거나 개인적인) 소리 기도에서, 묵상 기도나 관상 기도에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그분과 관련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분심을 몰아내려고 쫓아다니는 것은 오히려 함정에 빠지는 것이 된다. 그저 우리의 마음으로 되돌아가기만 하면 그만이다. 분심은 우리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알려 주므로, 이것을 하느님 앞에서 겸손되이 깨달으면,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우선적인 사랑이 일깨워질 것이다. 하느님께 우리의 마음을 결연히 바친다면 하느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실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싸움이 벌어지는데, 그것은 우리가 주님을 섬기기로 선택하는 것이다.18)
- 2730 적극적인 의미에서, 우리의 소유욕과 지배욕에 맞서 싸우는 것은 경계심 곧 마음의 절제이다. 예수님께서 경계심을 강조하실 때, 그것은 늘 당신 자신과, 그분의 오심과, 마지막 날과 매일, 곧 ‘오늘’과 연관되는 깨어 있음이었다. 신랑은 한밤중에 온다. 꺼지지 않아야 할 불은 바로 신앙의 불이다. “당신을 제가 생각하오며, 주님, 제가 당신 얼굴을 찾고 있삽나이다”(시편 27[26],8).
- 2731 또 다른 어려움, 특히 마음을 다해 기도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부딪치는 어려움은 마음의 메마름이다. 이 메마름은 관상 기도의 한 부분이다. 거기서는 생각도 기억도 느낌도 의욕도 없고, 영적인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 이때는 고뇌와 무덤 속에서 예수님과 함께 머무는 참된 신앙의 순간이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말씀이 돌밭에 떨어져서 뿌리를 내리지 못해 메마름이 생긴 것이라면, 회개하려고 싸워야 한다.19)
- 기도 중 유혹에 직면하여
- 2732 가장 흔하면서도 매우 은밀한 유혹은 우리 신앙의 부족이다. 이 유혹은 공공연한 불신보다는 오히려 구체적인 어떤 것을 더 좋아하는 데에서 드러난다. 우리가 기도하기 시작할 때, 급한 일이라고 여겨지는 갖가지 일이나 근심이 더 중요한 것처럼 나타나는데, 이는 또다시 무엇엔가 집착하고 있는 마음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주님을 우리 최후의 피난처로 여겨 그분께 갈 때에도, 우리는 참으로 그분을 믿는가- 또 주님을 우리의 친지로 여길 때에도, 우리 마음은 여전히 자만으로 차 있는 경우가 있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 신앙의 부족, 곧 우리가 아직 겸손한 마음을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5).
- 2733 자만 때문에 빠지게 되는 또 다른 유혹은 게으름이다. 영성적인 교부들은 이를 금욕 정신이 해이하고 경계심이 감퇴하여 마음이 태만해짐으로써 나타나는 일종의 의기소침으로 이해해 왔다.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마태 26,41).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더 많이 다치게 된다. 고통스러운 좌절감은 교만의 이면이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비참함에 놀라지 않는다. 자신의 비참함을 느끼는 겸손한 사람은 더 깊은 신뢰심을 갖게 되고, 더욱 끈기있게 참아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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