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수가 소폭 증가, 2023년 기준 14억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전 세계 사제·수도자·신학생 수는 소폭 감소하며 대륙별로 신자 대비 사제 비율의 불균형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티칸 뉴스 등 외신은 3월 20일 교황청 국무원이 공개한 「교황청 2025년 연감」과 「2023년 교회 통계 연감」을 통해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수가 2023년 기준 14억 6000여만 명으로 전년도(13억 9000여만 명)에 비해 약 1.1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대륙별로는 아프리카 대륙 신자 증가세가 눈에 띈다. 아프리카에서는 2022년 말 2억 7200여만 명이었던 신자가 2억 8100여만 명으로 늘어나며 1년 사이 약 3.31% 증가했다. 아메리카와 아시아 대륙 신자는 각각 0.9%, 0.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유럽은 0.2%를 기록해 증가율이 가장 저조했다. 오세아니아는 1.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전체 신자 수는 1100여만 명에 그쳤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자가 사는 대륙은 아메리카였다. 전 세계 신자의 절반에 가까운 47.8%가 살고 있다. 남미에 전 세계 신자의 약 27.4%가 살고, 6.6%는 북미, 13.8%는 중앙아메리카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럽과 아프리카에 각각 약 20%, 아시아에는 11%가 살고 있다. 단일 국가 가운데 신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브라질로, 약 1억 8200만 명에 이른다.

전 세계 사제·수도자 수는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 전 세계 3000여 개 교구 사제 수는 40만 6996명으로 전년도보다 734명 줄었다. 대륙별로는 아프리카(+2.7%)·아시아(+1.6%)에서만 사제가 늘었고, 유럽(-1.6%)과 오세아니아(-1%), 아메리카(-0.7%)는 사제 수가 줄었다. 남성 수도자의 경우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감소세를 보였고 전 세계 여성 수도자 역시 1.6% 줄었다. 전 세계 신학생 수 역시 1.8%가 줄며 2012년 이후 계속 감소했다.

신자 증가세와 성직자 감소세가 맞물리며 대륙별로 신자와 사제간 비율 불균형이 더욱 심화했다. 신자 수보다 사제가 너무 많거나 적어 신자들이 원하는 신앙생활을 이어가기 어렵게 된 것이다. 대륙별로는 북미(사제 10.3%, 신자 6.6%)와, 유럽(사제 38.1%, 신자 20.4%), 오세아니아(사제 1.1%, 신자 0.8%)는 사제 대비 신자 비율이 낮았고, 남미(사제 12.4%, 신자 27.4%), 아프리카(사제 13.5%, 신자 20.0%), 중앙아메리카(사제 5.4%, 신자 13.8%), 아시아(사제 18.2%, 신자 11.0%)는 그 반대였다.

외신들은 “신자-사제 비율 불균형은 신앙생활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의미한다”면서 사제 대비 신자 비율이 적은 지역들의 ‘사목 공백’을 우려했다. 사제 수 비율이 높더라도 안심할 순 없다. 신학생이 부족해 미래 사제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신학생 비율이 12%에 불과해 전체 신자 비율(20.4%)에 미치지 못하며 ‘사제직의 세대 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