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즉위 미사…''사랑'' 25차례 언급, 프란치스코 교황 두 차례 호명

(가톨릭평화신문)

[앵커] 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미사에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존경을 나타냈습니다.

강론을 통해서는 25차례나 '사랑'을 언급했습니다.

이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레오 14세 교황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즉위 미사 내내 교황의 표정에서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즉위 미사의 절정인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를 수여하는 예식.

교황은 고개를 숙여 양 떼를 돌보는 목자의 사명을 상징하는 '팔리움'을 받았습니다.

이어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교황에게 어부의 반지를 끼워주고.

교황은 타글레 추기경과 인사를 주고받은 후 두 손을 모아 기도를 바쳤습니다.

그러면서 손가락에 끼워진 어부의 반지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즉위 미사에서 교황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애도로 강론을 시작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최근 우리는 특별히 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은 우리 마음에 큰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교황은 강론에서 25차례나 '사랑'을 언급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사랑과 일치. 이 둘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맡기신 사명의 두 축입니다."

또 소속 수도회 아우구스티노 성인을 언급하며 '일치된 교회'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말했듯이, 교회는 형제자매들과 화목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로 이루어집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우리의 첫 번째 큰 소망을 하나 된 교회, 일치와 친교의 표징인 교회,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교회로 삼고 싶습니다."

교황은 마침 예식에 앞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을 다시 한 번 언급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모든 영적 유산을 남겨주신 프란치스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러면서 미얀마와 우크라이나 등 분쟁지역을 언급하며 전쟁을 통해 고통 받는 이들을 기억하자고 요청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모든 전쟁을 통해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 아이들, 가족들, 노인들, 모든 희생자들, 모든 가난한 사람들. 그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미얀마, 죄 없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협상자들이 나서서 그들에게 평화를 나눠주어야 합니다."

교황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200여 개국 대표단과 종교 지도자 등 25만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교황은 선출 직후 첫 강복에서 12차례 '평화'를 언급하고, 전쟁 종식에도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그만큼 분쟁 국가 지도자들의 즉위 미사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러시아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올가 류비모바 문화장관, 우크라이나에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여했습니다.

이밖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메르츠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과 외교 사절단도 즉위 미사에 참여해 교황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교황의 출신 국가인 미국에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참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경축사절단으로 파견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현지 시각으로 20일, 성 바오로 대성전을 찾아 성 바오로 사도의 무덤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합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