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란 무엇인가

(가톨릭평화신문)


기도, 사랑의 여정 / 마누엘 루이스 후라도 신부 / 이경상 주교 옮김 / 가톨릭출판사

이냐시오 영성의 대가인
후라도 신부의 유작 국내 출간
그리스도교 기도의 핵심 정리



“‘흠숭하는 영혼의 태도로 하느님과 의식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기도를 제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15쪽)

“하느님의 부르심은 그분의 사랑에서 나오며, 또한 인간의 응답도 친교의 사랑이어야 한다.”(18쪽)

이냐시오 영성의 대가 마누엘 루이스 후라도(예수회, 1948~2022) 신부의 유작 「기도, 사랑의 여정」이 출간됐다. 그리스도교 기도의 핵심을 정리한 책으로,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와 어떻게 기도하고 일상에 실천할 수 있는지, 기도 생활 중 나타나는 어려움에 대응하는 방법 등을 다룬다.

책에는 예수의 성녀 데레사, 십자가의 성 요한의 가르침에 나타난 기도의 길에 대한 성찰이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이냐시오 성인이 자신의 영신 수련에서 가르치는 기도 방법을 소개한다. 단순한 기도 이론을 넘어 묵상과 관상, 렉시오 디비나, 감각의 적용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각 장마다 핵심 내용을 요약해주는 ‘마음에 새기기’ 코너도 마련했다.

“소위 ‘주님의 기도’의 일곱 가지 청원을 철저히 조사해 보면, 그 모든 것은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라는 데로 수렴된다. (중략)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기도와 활동은 아버지의 뜻을 성취하는 것을 향한다.”(29쪽)

“기도가 끝나면, 앉아 있든 걸어가든,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돌아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모든 일이 잘 되었다면, 주님께서 내가 구한 은총이나 내게 주고 싶어 하신 다른 은총을 어떤 방식으로든 어느 정도 허락해 주셨기 때문에, 하느님의 선물에 감사드려야 한다. (중략) 만약 나에게 일어난 일이 잘못되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나아가는 방식을 바꾸고, 나 때문에 잘못된 일을 회개하고, 지금부터라도 고치도록 해야 한다(「영신 수련」 77항 참조).”(187쪽)

「기도, 사랑의 여정」은 후라도 신부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서울대교구 이경상 주교가 출간을 제안하고 직접 우리말로 옮겼다. 이 주교는 “부족하나마 나름대로 성의껏, 그분께서 정리하고 소개하신 그리스도교 정신 기도를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젊은이들과 공유하고 싶다”며 “좋으신 하느님께서는 설령 우리 눈에는 달리 보일지라도, 당신 사랑을 멈추신 적이 없고 늘 더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심을 다 함께 고백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전했다.

윤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