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AN] 말레이시아 쿠칭대교구 ‘성 베드로 성당’(St. Peter’s Church)이 6월 29일 봉헌된 후 지역사회 종교·사회 지도자들로부터 종교적 다양성과 조화를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칭대교구는 말레이시아에서 그리스도인이 다수를 이루는 사라와크주에 위치한다.
아방 조하리 툰 오펭 사라와크주지사는 아마르 더글러스 우가 엠바스 부지사가 대독한 성 베드로 성당 봉헌 축하 메시지에서 “성당은 다종족, 다종교가 조화를 이루는 사라와크주의 고유성을 반영해 살아 숨 쉬는 일치를 드러낸다”며 “기도와 묵상의 장소일 뿐만 아니라 사라와크 주민들의 포용성과 비전, 깊은 신앙을 보여 주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라와크주에서는 상호 존중과 평화로운 공존은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면서 “성 베드로 성당은 사라와크주의 전통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틀림없이 몇 년 안에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봉헌식을 주례한 쿠칭대교구장 포훈셍 대주교는 “성당은 이미 주변 종교적 랜드마크와 함께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며 “쿠칭 지역의 종교적인 조화와 우정, 선의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 베드로 성당은 이슬람 모스크, 힌두교 사원, 성공회 성당, 중국 불교 법당과 나란히 위치해 있다.
포 대주교는 “성 베드로 성당은 종교 간 일치의 기둥으로서 가톨릭 공동체를 상징하고, 미래 세대에게도 축복이 된다”면서 “사라와크주 정부가 종교 간 협력을 증진하는 기구인 ‘타 종교들을 위한 연합체’(The Unit for Other Religions, UNIFOR)를 만들고 지원해 주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7년 설립된 ‘타 종교들을 위한 연합체’는 말레이시아에서 주 정부가 이슬람 이외의 종교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유일한 기구다.
포 대주교는 “연합체는 행정적인 조직체를 뛰어넘어 사라와크주의 윤리적 리더십과 평화를 위한 헌신을 상징한다”며 “다른 지역에서 종교적인 갈등이 분열로까지 이어질 위험성이 있을 때, 연합체의 존재는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우쳐 준다”고 말했다.
성 베드로 성당 건축에는 총 3800만 링깃(미화 900만 달러)이 들었다. 건축비는 기부금과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마련했고, 타 종교들을 위한 연합체는 300만 링깃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