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사목교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로마 5,5)
(가톨릭평화신문)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난 2024년 5월 9일 칙서를 통해 ‘2025년 성년’을 선포하셨습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 교구의 모든 신자가 우리 교구뿐 아니라 전 세계 각 교구의 주교좌 성당을 방문하고 순례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지향하듯 ‘희망’을 체험하고 ‘희망’을 전하는 ‘희망의 순례자’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교황님은 희망의 희년을 선포하시면서, 모든 신자가 신앙의 덕을 깊이 묵상하고 살아가기를 권고하십니다. 로마서에서 언급하듯, 희망의 삶은 믿음을 기초로 이루어집니다. 희망은 십자가 위에서 창에 찔리신 예수님의 거룩한 성심으로부터 샘솟는 사랑에 토대를 둡니다.
우리는 오늘날 더욱 극명하게 사회 병리적 현상으로 나오는 아쉬움과 슬픔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 신자들이 성년을 보내면서 개인과 공동체를 넘어 세상에 희망을 보여주는 희망의 전도사, 희망의 선포자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희망을 선포하는 이들이 되기 위해 깊이 생각해 보고 노력해야 할 것을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신자 모두의 희년: 성체 앞에 나와 기도하며, 믿음의 확신을 살아가는 신앙인으로 거듭납시다. 그리고 우리의 믿음에서 나오는 희망찬 삶의 모습을 이웃들에게 증거하고 보여줍시다.
청소년·청년들의 희년: 젊은이들이 희년을 맞이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2027년 세계 청년대회를 준비하면서, 젊은이들에 대한 교회와 교회 구성원 모두의 깊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먼저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원의를 깊이 헤아릴 수 있기를 바라며, 특별히 학교 밖 청소년들과 위기 청년들을 향해 사랑을 베푸는 희망의 전도사가 되어 봅시다.
가정에서의 희년: 작은 교회로서의 가정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고, 가정 안에서부터 기도가 이루어지고, 가족 구성원 간의 화해와 용서, 이해와 포용 그리고 사랑과 화목의 성가정이 되도록 노력해 봅시다.
본당 공동체에서의 희년: 본당 내적으로는 신자 재교육으로 신앙의 기초를 다지면서, 냉담자·행불자들에게 믿음과 희망을 전하며, 본당 밖에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이웃 종교에는 관용과 대화를 통해 희망을 선포하는 본당 공동체가 되어 봅시다.
교구에서의 희년: 희망의 희년 여정을 시작하면서 외국인 노동자·이주민·난민·장애인을 비롯한 우리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합시다. 아울러 연대의 마음으로 가난한 외국 교회를 위한 도움에도 함께합시다.
지역사회를 위한 희년: 지역사회 안에서 단순히 종교적 믿음을 나누는 것을 넘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모두가 존중받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이웃이 되어 봅시다.
평화를 위한 희년: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힘의 논리로 인한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되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일치를 위한 우리 모두의 기도와 노력이 이루어지는 희년을 만들어 봅시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