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에 하나 되어 이 땅의 평화 기도

(가톨릭평화신문)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가 주성식 성공회 신부(오른쪽)와 함께 강화도를 찾아 남북 분단의 상징인 철책에 평화를 기원하는 리본을 달고 있다. 인천교구 제공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한 형제이고, 이 땅에 참된 평화를 심기 위해 함께 부름 받았습니다.”

갈라진 형제들이 6월 25일 하나가 돼 북한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군에서 평화를 기도했다. 인천교구와 대한성공회 강화교무구·강화군기독교연합회는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에서 제2회 ‘강화지역 그리스도교 평화기도회’를 열었다. 이날은 6·25 전쟁 발발 75주년이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이었다.

지난해 인천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 이어 올해 기도회는 개신교(강화군기독교연합회)가 주최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와 대한성공회 강화교무구 총사제 주성식(온수리교회 관할) 신부·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 이사장 겸 강화군기독교연합회 고문 최훈철(기독교대한감리회 양진교회 담임) 목사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반도 종전·평화 통일과 세계 전쟁 종식을 주님께 한마음으로 간청했다.

정 주교는 “분단의 현실 속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은 일치와 화해를 향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며 “우리가 평화의 통로가 될 때 한반도는 치유되고 화해해 참된 평화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는 실천돼야 할 과제이자 복음의 명령”이라며 “미움과 냉소 대신 이해와 인내를, 고립과 침묵 대신 만남과 대화를, 적대와 경쟁 대신 협력과 연대를 선택하자”고 호소했다.

주 신부는 “청년 세대는 통일 가능성을 낮게 보고, 부담과 잠재적 문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며 “이런 통일관은 기성세대가 통일 비용을 과다하게 강조한 결과물이다. 평화와 통일을 향한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목사는 “이제는 반목과 갈등을 넘어 하나 됨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먼저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강화 그리스도교 선교 출발점이었던 갑곶나루에서 교파별로 기도를 봉헌했다. 또 각자 염원을 담은 엽서를 ‘평화 우체통’에 넣고, 철책에 평화 기원 리본을 달았다.

가톨릭과 성공회·감리교는 2024년 6월 25일 강화 동검도 채플에서 첫 그리스도교 평화 기도회를 열었다. 종교계가 화합과 협력을 이루는 모습을 선보여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자는 정신철 주교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