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순교자 79위 시복 100주년, 순교 신심 본받자
(가톨릭평화신문)
7월 5일은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 100주년이 된 날이다.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 세 차례 복자가 선포되는 영광을 누렸다.
첫 번째는 1925년 7월 5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비오 11세 교황이 거행한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식이었고, 두 번째는 1968년 10월 6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주례한 병인박해 순교자 24위 시복식이었다. 마지막 세 번째는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124위 순교자 시복식이었다. 첫 번째·두 번째 103위 복자는 1984년 5월 6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 그리고 124위 복자는 현재 시성 재판 중이다.
교회가 복자와 성인을 선포하고 공경하는 이유는 그들의 모범된 성덕을 따르기 위함이다. 또 교회는 성인들의 전구를 통해 하느님의 은혜를 받는다. 아울러 복자와 성인들을 통해 다양하고 풍성한 영성의 열매를 맺어왔다. 한국 교회 성인들의 공통된 영성은 예수 그리스도께 자신의 존재를 전적으로 의탁하는 순교 신심이다. 순교보다 더 큰 신앙의 증거는 없다.
현세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한국 교회 순교 성인을 현양하고 본받고자 함은 일상 안에서 말과 행실로 복음의 선포자가 되고 신앙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선교’와 ‘순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하느님 현존’을 반영하는 그리스도인의 일상은 ‘긴 여정의 순교’라 할 수 있다.
한국 교회 첫 복자 79위 탄생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에 일상의 거룩함을 살고자 하는 우리 삶을 돌아봐야 하겠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느님을 향한 믿음·희망·사랑의 여정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