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자

(가톨릭신문)

오늘날 세계는 ‘제3차 세계대전’에 가까운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누누이 경고했던 이 끔찍한 현실은 지난 3월 20일, 그의 마지막 부활절 미사 강론에서도 되풀이됐다. 그는 “전쟁 당사국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을 석방하며, 굶주린 채 평화를 갈망하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레오 14세 교황 역시 취임 직후부터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며 “교회는 우크라이나, 이란, 이스라엘, 가자 지구에서 울려 나오는 절규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전쟁에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며, 외교와 대화를 통한 해결이 유일한 길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분쟁 지역에서 어린아이와 여성, 노약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집과 학교, 병원이 무너지고, 삶의 터전이 파괴됐다.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기 거래는 폭력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책무는 분명하다. 세상의 평화를 위해,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이들을 기억하며, 기도 안에서 그들을 위해 간구해야 한다. 주님의 평화가 세상에 깃들도록, 우리 모두가 ‘평화의 도구’가 돼야 한다.


지금도 전쟁터에서는 수많은 이가 살아가던 터전을 잃고 굶주림과 폭력에 울고 있다. 그 절규를 외면한 채 살아간다면, 우리는 참 신앙인이라 할 수 없다. 교회는 언제나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하며,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사명을 짊어져야 한다.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