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주민은 우리 형제자매이며 ‘희망의 선교사’

(가톨릭평화신문)
레오 14세 교황은 28일 ‘제111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이주민은 희망의 선교사”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그들의 존재가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그치지 않고, 모두에게 희망을 증언한다”고도 밝혔다.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정순택 대주교도 담화에서 “이주민과 난민이 우리 사회 안에서 희망을 전하는 선포자로 살아가기를, 그들과 이루는 만남과 나눔으로 새로운 동력과 희망을 찾을 수 있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사회 전체가 짊어져야 할 과제다.

그러나 한국 사회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국내 이주민 수는 300만 명에 이르지만, 그들 삶은 차별과 소외에 놓여있다. 산업 현장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홀로 병환을 견디다 생을 달리한다. 이주민 아동은 출생통보제 적용을 못 받는다. 학교에서 학년 배정을 거부당하거나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못 받는 ‘유령 아동’으로 살아간다. 이는 아동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다.

이주민·난민은 경제적 수요를 채우는 노동력이 아니라, 같은 인간이며 우리 형제자매다. 이는 국적·신분·경제 가치와 무관하게 모든 인간에게 적용된다.

제도 보완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보편적 출생등록제로 이주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고, 의료·교육 분야 차별을 없애야 한다. 이주민·난민을 위하는 캠페인과 교육으로 그들을 환대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모두가 지향해야 할 길이다.

“손님 접대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어떤 이들은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접대하기도 하였습니다.”(히브 13,2) 이주민은 희망의 선교사다. 그들을 존중하고 환대하는 것은 인도주의가 아니라, 한국 교회와 사회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길이다. 이것이 참된 공동선과 하느님 나라를 향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