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천사들 활동은?’…구세사 중요 순간마다 등장

(가톨릭신문)

‘천사’라는 단어는 히브리어 ‘말라크(????????)’에서 유래했으며, 본래 ‘사자’ 혹은 ‘전령’을 뜻한다. 구약성경에만 200여 차례 등장하며, 때로는 예언자나 사제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단어는 칠십인역 성경에서 대부분 그리스어 ‘앙겔로스(?γγελο?)’로 번역돼 인간의 대리자이자 하느님의 전령을 의미하게 되었고, 라틴어로 옮겨지면서는 ‘안젤루스(Angelus)’라는 말이 굳어졌다.


천사들은 구원 역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창세기에서 아브라함과 야곱에게 나타나 길을 제시(창세 18,2; 28,12 참조)했고, 탈출기에서는 광야 여정의 동반자로 등장한다.(탈출 23,20 참조) 다니엘서와 토빗서에서 가브리엘과 라파엘은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인간을 보호하는 사명을 맡는다.


신약에서도 천사는 구원사의 핵심 순간에 나타난다.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탄생을 알렸고(루카 1장 참조), ‘하느님의 강생’이라는 세계적인 사건을 들에 있는 목자들에게 가장 먼저 알렸다. 부활의 아침에는 무덤가에서 흰옷을 입은 천사가 제자들에게 부활을 선포했다.(마태 28,2-7 참조) 사도행전은 천사가 쇠사슬에 묶인 베드로를 감옥에서 풀어낸 장면을 기록하며(사도 12,6-11 참조), 예수 또한 어린이들의 곁에 수호천사가 있음을 말씀하셨다.(마태 18,10 참조) 또한 부활 후 인간이 천사와 같은 존재가 된다고 가르치셨다.(마르 12,25 참조)


교회 안에서 천사에 대한 공경은 4세기 동방교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신자들은 미카엘 대천사를 특별히 존경했으며, 5세기에는 콘스탄티노폴리스와 소아시아 전역에 그를 기리는 성당이 세워졌다. 동방교회는 천사를 “하느님의 진정한 벗이며, 어전에 서서 사랑과 성덕과 권능으로 빛나는 존재”로 여겼다. 따라서 천사들의 중개와 도움을 간청하며 공경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서방교회에서도 미카엘 대천사 공경은 확산됐다. 745년 열린 로마 교회회의는 미카엘·가브리엘·라파엘 외 다른 이름의 사용을 금했고, 제2차 니케아공의회(787년)는 천사상을 공경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제1차 바티칸공의회(1869~1870)는 천사의 존재를 교리로 선언하며, 하느님이 세상과 천사를 동시에 창조하셨음을 고백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교회헌장」은 이렇게 가르친다. “주님은 당신의 위엄을 갖추고 모든 천사를 거느리고 오신다.”(49항) 또 “교회는 사도와 순교자들을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공경하며 그들의 전구를 간청한다.”(50항)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