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온전한 ‘교회 고등 교육 기관’ 완성되길”

(가톨릭신문)

지난 2019년 2월 22일과 9월 3일, 가톨릭대학교 교회법대학원과 신학대학원이 교황청 문화교육부(당시 가톨릭교육성)로부터 한국 최초의 교회 고등 교육 기관으로 설립, 승인됐다. 이는 두 기관의 학사 과정과 석사 과정을 통해 취득한 학위가 전 세계 모든 교회 대학에서도 동일한 교회법적 효력을 지니게 됐다는 의미다. 아시아에서 필리핀에 이어 두번째다.


이전에는 한국 신학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더라도 로마의 교황청립 대학에서 석사 과정이 요구하는 학점을 다시 받아야 했다. 때문에 한국에서 이수한 학점들이 교황청립 대학교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한국 주교단의 염원이기도 했다.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이 서임 10주년을 맞아 출간한 이 책은 교황청 인준 교회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과 교회법대학원의 설립 배경과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있다.  
염 추기경의 글과 함께 한영만(스테파노) 신부, 김현조(안토니오) 신부와 교황청립 필리핀 산토 토마스 대학교 실무진의 논문을 수록해 교회 고등교육기관의 설립이 왜 필요한지도 설명한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교회법대학원과 신학대학원은 산토 토마스 대학교 학사와 석사과정을 한국에 적응시키는 합병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염 추기경은 "한국 신학대학에서 이수한 학점들이 교황청립 대학교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가톨릭대학교 내 교회 교육기관의 설립 승인을 지도해 준 교황청 문화교육부 지침에 따라 그 첫발을 내디딘 일은 매우 뜻깊다"고 했다. 


11월 19일 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염 추기경은 “성신고등학교(소신학교) 출신으로 사제서품 후에도 소신학교 교사를 했고 이후 사제 생활 동안 사제 양성과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며 “그런 가운데 주교회의 일원으로서 성직주교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며  2016년 「사제성소의 선물」을 토대로 한 「한국 천주교 사제 양성 지침」 준비는 감회가 깊었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이 일을 하며 한국교회에 교도권이 제시하는 교육기관 즉, 초기 양성과 지속 양성이 통합된 교회 고등 교육 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제 양성과 평신도 전문가 양성에 대한 관심도 더욱 구체적으로 가지게 됐다”고 설립 추진 배경을 덧붙였다.


가톨릭대학교 교회법대학원과 신학대학원이 한국 최초의 교회 고등 교육 기관으로 설립 승인된 후 시간이 쌓이면서 이곳에서 취득한 학점이 로마에서 그대로 인정돼 계속 공부를 이어가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첫 사례로 한 부르키나파소 출신 사제는 교회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로마 교황청립 교회법대학원의 외교관 대학에 입학해 라테란대학교를 다니면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염 추기경은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 안에서 사제들이 그에 맞는 복음적인 답을 주기 위해서도 교회 고등 교육기관에서 교육받고, 또 그 안에서 양성 받을 것이 요구된다”며 “현재 신학과 교회법 과목의 석사 과정만 설립 인준을 받았는데 교회대학, 곧 교회 고등교육기관의 완벽한 형태가 되려면 철학 대학과 그 대학원을 설립해 인준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박사 과정까지 승인되면 보다 완성된 형태의 교회 대학교 모습이 한국교회에 마련될 것입니다.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학문이 이런 틀을 통해 더 많이 발전될 수 있도록 관심 두고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