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탄생 비화

(가톨릭평화신문)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 사랑의 탄생 비화 】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태어났을 때 신들은 잔치를 열어주었는데, 그 잔치에는 풍요의 신 포로스도 와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빈곤의 여신 페니아가 잔칫집을 기웃거리다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풍요의 신 포로스를 발견했다. 빈곤의 신 페니아는, 포로스에게서 자식이라도 얻자는 생각에 그의 곁에 누웠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사랑(에로스)으로서, 이 에로스는 그날 잔치의 주인공인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종이 되었다. 이 신화만큼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잘 알려주는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사랑은 빈곤의 여신의 아들답게 늘 배고파하며 갈구하기를 그치지 않는다. 사랑은 무엇을 갈구하는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종답게 그것은 ‘아름다움’을 갈구한다. 그리고 풍요의 신인 아버지를 닮아 늘 풍요로움을 원한다.

- 「철학연습」(서동욱, 반비, 2011)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