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산사태로 큰 피해 본 산청성심원

(가톨릭평화신문)

산청성심원 자립체험홈 건물 인근이 토사로 뒤덮여 있다. 산청성심원은 7월 19일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시설 내 다수의 건물이 토사에 뒤덮이거나 침수됐고, 주차되어 있던 차량이 파손되는 등 큰 피해를 보았다. 산청성심원 제공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산청성심원. 작은형제회에서 1959년부터 한센병 환자들과 장애인들을 위해 운영해온 사회복지시설로, 7만 9000㎡(약 24만 평) 규모의 부지에 24개 동의 건물이 들어선 ‘작은 마을’이다. 작은형제회는 이곳에서 111명의 시설 이용자와 함께 신앙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성심원에 재앙이 닥친 것은 지난달 19일. 하룻밤 사이 무려 800㎜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시설 전체가 토사에 뒤덮였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피해는 심각해 중장비 없이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마을 사람들의 기도 공간이었던 성모동굴마저 흙더미에 묻혀 손쓸 수 없는 상태다.

이번 재난은 자립을 위해 훈련을 받고 있던 장애인들의 꿈마저 짓밟았다. 작은형제회는 얼마 전 시설에 머물던 발달장애인 가운데 가장 건강한 3명을 뽑아, 이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이들은 시설 외곽의 ‘자립체험홈’에서 머물며 생전 처음으로 스스로 먹을 밥을 짓기도 하는 등, 자립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하지만 산사태로 이들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토사가 자립홈 건물을 덮치며 말 그대로 ‘흙더미’로 변한 것이다. 내부 가전과 집기는 흙투성이가 됐고, 창문과 문까지 모두 파괴돼 사실상 건물 뼈대만 남아 있는 상태다. 자립홈 이용자인 구정숙(가명)씨는 “15년 동안 시설에 머물면서 도움에만 의지해 살아왔다”며 “밥도 하고 청소도 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였는데 모두 물거품이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급히 복구 작업에 들어가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밀려든 토사의 양이 너무 많고, 산사태로 뒷산이 무너진 상태라 안전을 위해서는 토목 작업까지 병행해야 한다. 복구 비용만 10억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대공사’다. 비용 마련도 막막하지만, 돈이 있어도 복구 장비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산청·합천 지역 사회 전체가 큰 피해를 본 탓에 여기저기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수도자와 봉사자들이 나서 간신히 진입로는 복구했지만 그뿐이다. 언제 있을지 모르는 정부의 지원만을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심원은 최소한 자립체험홈만이라도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심원 관계자는 “체험홈은 평생 정해진 일정에만 맞춰 살아온 이용자들이 사회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다는 꿈을 키울 수 있는 통로”라며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돌려주기 위해서라도 체험홈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엄삼용(작은형제회) 수사 / 산청성심원 원장

우리 장애인들이 자립적이고 가정적인 삶을 영위하고자 어렵게 시작한 자립체험홈이 폭우에 뼈대만 남고 모두 휩쓸려 갔습니다. 다시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가슴벅찼던 지역사회 주민의 삶을 되찾고자 합니다. 함께해 주세요.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산청성심원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