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을 위한 친교와 환대의 공간 ‘일우공동체’ 축복식이 9일 예수회 한국관구장 황정연 신부 주례로 열리고 있다.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제공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센터장 박상훈 신부)는 서울 중구 신당동(다산로 33길 88, 2층)에 노숙자와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공간 ‘일우공동체’를 마련하고, 9일 예수회 한국관구장 황정연 신부 주례로 축복식을 열었다.
일우공동체는 ‘가난한 이들의 벗’으로 불렸던 고 정일우(1935~2014) 신부의 정신을 이어받아 ‘가난한 이들만이 교회를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 위에 세워졌다. ‘일우(日祐)’라는 이름에는 ‘날마다 서로 돕는다’는 뜻도 담겨 있다. 축복식에는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가난한 이들과 동행해온 사제·수도자들이 함께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친교와 환대의 공간 '일우공동체' 축복식이 9일 예수회 한국관구장 황정연 신부 주례로 열리고 있다.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제공
신당동이 속한 중구는 서울에서 홀몸노인 비율이 가장 높고, 쪽방촌에 준하는 이른바 ‘개미 골목’이 존재한다. 일우공동체는 열악한 주거 환경 속 주민들과 만나고 동행하는 구심점이자, 환대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공동체 책임자 박상훈 신부는 현재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들과 매주 한 차례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고, 말벗 역할도 하고 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조리 시설과 소파, 차와 간식을 나눌 수 있는 쉼터를 마련했다. 이는 예수회가 정한 네 가지 사목 방향 중 ‘사회에서 배제된 이들과 함께 걷기’라는 지침을 한국 관구가 구체적 공간으로 실현한 결실이기도 하다.
박 신부는 “지금 우리 사회는 사람을 계층으로 분리한다”며 “이를 당연하게 여기면 아무리 제도가 잘 돼 있어도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우공동체는 분리와 차별이 만연한 사회의 대안이자 가능성”이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가난하고 배제된 이들과 한 공간에서 함께 사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