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직 현장에서] 받아서 채워진 마음, 또 다른 나눔으로
(가톨릭평화신문)
꽃들이 만발한 봄날 푸름터 마당에서 엄마들과 함께 ‘우리끼리 아나바다’를 하였다. 햇살을 안은 마당에는 직원들과 아기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이 정성으로 준비한 중고 후원 물품이 가득하였다.
아기를 키우다 보면 시기에 맞는 물품들이 필요하고, 시기가 지나면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이 생긴다. 엄마 개개인들의 취향이 달라 신기한 물품들도 많다. 양육 용품과 장난감, 작아서 입지 않는 옷 등 깨끗하게 정리한 물품들을 기부하도록 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구호대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앞으로 우리 아기들이 살아갈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엄마들은 자원절약과 환경보호, 우리 공동체의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이익금은 선순환의 의미로 또 다른 나눔을 위해 사용하기로 하였다. 항상 도움을 받는 우리지만, 우리도 남을 도울 수 있음을 생각하고 실천의 방법을 고민한 결과였다. 튀르키예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음료 한잔 줄이기 운동’으로 전쟁 때문에 고통받는 아기들을 생각하며 후원금을 보냈다. 신생아 일시보호 시설에 방문하여 아기들을 위해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올해 부활 대축일에는 아나바다 나눔 장터를 통해 나눠 쓰고, 바꿔 쓰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어느 임산부는 자신은 나눌 것이 없다며 걱정하다가 고심 끝에 헤어컷 1회 이용권, 앞머리 컷 1회 이용권, 아이 돌봄 봉사 1시간 이용권으로 재능 기부를 통해 아나바다 장터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었다. 햇살 좋은 봄날, 우리 엄마들이 보낸 하루하루가 이렇게 표현되기를 희망해 본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라고. (드라마 ‘도깨비’ 대사 중)
엄마들은 위기의 순간 찾아온 이곳에서, 알지 못하는 분들의 도움으로 안정을 찾고 같은 처지의 엄마들로 인해 아기를 키울 용기를 얻는다. 차차 육아의 힘듦을 헤아리며 서로서로 도와주기도 한다. 엄마들은 때로 다른 엄마가 급한 일이 생길 때 아기를 돌봐주기도 하고, 신생아 목욕이 서툰 엄마 곁에서는 함께 소매를 걷고 아기를 씻긴다.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며 나눔이 퍼져나가는 모습이 흐뭇하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