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주교 “평양 교회 재건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정순택 대주교를 비롯해 장인남 대주교·이기헌 주교 등 평양교구 출신 배경을 지녔거나 평양교구 명의로 사제품을 받은 사제들이 제6대 평양교구장 홍용호 주교 영정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평양교구가 교구 설정 100주년(2027년 3월 17일) 준비를 위한 첫 사제 전체 모임을 열었다.

평양교구에 뿌리를 둔 원로 사제들부터 평양교구 재건을 사명으로 양성된 젊은 사제들까지, 전국 사제 30명은 14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문화관 경당에 모여 의견을 나누며 친교를 다지고, 평양교구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은 한국인 첫 평양교구장(제6대 평양대목구장)인 ‘하느님의 종’ 홍용호 주교가 1949년 북한 정치보위부원들에게 피랍된 지 77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홍 주교는 이후 평양 인민교화소 특별 정치범 감옥에 수용됐으며, 이듬해 10월 18일 국군과 유엔군의 북진으로 급히 퇴각하던 북한군에게 총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미사는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정순택 대주교가 주례했으며, 전 교황대사 장인남 대주교와 전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가 공동집전했다. 장 대주교는 1949년 서울, 이 주교는 1947년 평양에서 각각 독실한 평양교구 신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정 대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착한 목자는 양 떼를 떠나지 않는다’는 홍용호 주교님의 말씀에 순명하며, 순교의 길마저 받아들인 평양교구 사제 12분의 모범을 우리도 이어야겠다”며 “북녘의 문이 열리고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때가 오면 평양으로 올라가 교회를 재건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평양교구 설정 100주년은 단순한 기념의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준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그래서 오늘 이 모임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며 “홍 주교님의 사목 표어인 ‘일어나 가자(Surgite Eamus, 마태 26,46)’처럼 각자 자리에서 북녘교회의 재건과 평화통일을 기대하며 모두 일어나 가자”고 격려했다.

미사 중에는 권은정(유스티나 루이제) 작가가 자신이 쓴 홍 주교의 일대기를 다룬 책 「순교자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를 제대 앞 홍 주교의 영정에 헌정했다. 이날 행사는 평양교구 사무국(국장 장긍선 신부)이 주관했다. 평양교구 설정 100주년 미사는 2027년 3월 17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될 계획이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