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가질 때 하느님 복 받는다”
교구장 권혁주 주교 강론
생전 육성 재생되자 곳곳서 눈물
올 초 추서된 국민훈장 교구 인계
두봉기념관 건립되면 영구 전시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레나도) 주교 선종 1주기 추모미사가 10일 경북 예천군 농은수련원 내 교구 성직자 묘원에서 봉헌됐다. 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봉헌된 미사에는 사제단과 평신도는 물론, 두봉 주교가 생전 거주한 경북 의성군 봉양문화마을 주민들과 지역 유림 등 400여 명이 함께해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했다.
권 주교는 강론에서 두봉 주교의 ‘진복팔단(眞福八段)’ 가르침을 인용해 “아무것도 가지지 않을 때 비로소 하느님의 복을 받는다”며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약하고 부족한 사람으로 인정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행복을 선택한 사람이다. 남을 걱정해주고 기쁨과 사랑을 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행복해진다”며 ‘행복은 줘야 받는 것’을 토대로 한 이타적인 사랑의 실천을 당부했다.
1969년 안동교구 설정 때부터 1990년까지 교구장을 지낸 두봉 주교는 피와 땀으로 한국 교회 기틀을 다진 파리외방전교회 출신 마지막 교구장이었다. 사임 후 서울대교구 능곡본당 행주공소(현 의정부교구 행주본당)에서 지내며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을 맡았고, 2004년 ‘고향’ 안동교구로 돌아와 이웃들과 소박한 삶을 나눴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가 농은수련원 내 교구 성직자 묘원에서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 선종 1주기 추모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안동교구 제공
파리외방전교회 한국 부지부장 허보록 신부는 추도사에서 “주교님은 평생 부자와 가난하고 소외된 이를 갈라놓는 죄의 구조, 모든 미움과 불의에 맞서 싸우셨다”며 “또 권력의 불의를 비판하며 모든 이의 삶이 더 나아지고 진리와 정의가 드러나도록 쉼 없이 헌신하셨다”면서 두봉 주교가 남긴 사랑과 자비의 길을 걷자고 당부했다.
봉양문화마을 주민 한석화(베를린다, 의성본당)씨 역시 “삶으로 복음을 보여주신 ‘작은 예수님’의 길을 따르겠다”며 “‘나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기쁘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신 생전 가르침을 새기며 사랑과 신앙 안에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어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두봉 주교의 생전 육성이 재생되자 곳곳에서 많은 신자가 눈물을 훔쳤다.
한편 이날 미사에선 지난 1월 2일 봉사와 선행을 통해 국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두봉 주교에게 추서된 ‘국민훈장 모란장’이 교구에 인계됐다. 훈장은 교구역사관을 거쳐 의성군 지원으로 건립될 ‘두봉기념관’에 영구 보존·전시될 예정이다. 기념관은 두봉 주교 사제관(두봉 천주교회) 부지 맞은편에 지어진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