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OSV] 레오 14세 교황이 4월 27일 교황청에서 영국 성공회 최고 성직자인 사라 멀랠리 대주교와 만나 가톨릭과 성공회의 친교와 대화를 요청했다. 멀랠리 대주교는 영국 성공회 1400년 역사상 첫 여성 캔터베리교구장으로 영국 성공회의 수장이자 전 세계 165개국 8500만 성공회 공동체의 영적 지도자다.
멀랠리 대주교는 4월 25일부터 4일간 교황청을 순례하는 일정 중 하나로 이날 교황을 만났다.
교황은 멀랠리 대주교와의 첫 만남에서 “완전한 친교를 향한 길은 더욱 식별하기 어려워졌지만 가톨릭신자와 성공회 신자들은 대화의 길을 계속 걸으며 그리스도를 세상에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분열을 일으켰던 문제들에 관해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최근 수십 년 동안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교회 일치 여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교황은 “아무리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 해도, 우리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멀랠리 대주교의 교황청 방문을 환영하며 “고통받는 우리 세상은 그리스도의 평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지만,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분열은 우리가 그 평화를 효과적으로 전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는 역량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계속해 “더 풍요로운 복음화를 위해 일치가 필요하다는 이 관점은 저의 사목 전반에 하나의 주제였다”면서 “실제로 제가 주교가 됐을 때 선택한 사목 표어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In Illo Uno Unum)’에도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친교를 향한 교회 일치의 길이 복잡할지라도 가톨릭교회와 영국 성공회는 계속 우정과 대화 안에서 함께 걸어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멀랠리 대주교는 교황의 아프리카 사목방문을 언급하고 “교황님이 최근 아프리카 방문 중 우리 세상의 수많은 불의에 대해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교황님의 말씀은 우리가 고통 가운데 있더라도 사람들은 충만한 생명을 갈망하고 있고, 수많은 이들이 공동선의 비전을 위해 날마다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고 밝혔다.
멀랠리 대주교도 가톨릭교회와 성공회가 걸어온 교회일치 여정에 대해 “성령님께서는 우리에게 더 깊은 환대를 실천하라고 초대하고 계신다”며 “환대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고 그분의 모습을 더욱 온전히 닮아 가도록 부름받은 이들로서 서로를 위해 자리를 마련하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우리는 혼자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선물들을 서로에게서 받고 있다”면서 “기도의 깊이, 증언의 용기, 고통 속의 인내, 봉사 안의 충실함 안에서 우리의 공동 증언은 더욱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멀랠리 대주교는 “교황님이 영국을 방문하신다면 영국을 영예롭게 할 것이고, 영국 성공회는 교황님을 기쁘게 맞이할 것”이라며 영국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멀랠리 대주교는 이날 교황과 함께 교황청 사도궁 안에 있는 우르바노 8세 교황 경당에서 낮기도를 바쳤다. 이에 앞서 4월 26일에는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과 성 바오로 대성당을 방문해 두 사도의 무덤 앞에서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