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을 겨냥한 새 법안을 홍보하기 위해 국가 공인 교회 단체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계 매체 ‘더 필라’는 한 매체 보도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내몽골 자치구에서 한 행사를 열었는데, 이 행사에서 사제들은 7월 1일 시행을 앞둔 ‘민족 단결 진보 촉진법’ 안내 책자를 신자들에게 나눠줬다”고 전했다.
해당 법안은 중국 당국이 공공 기관과 사회 단체, 학교, 종교 단체들이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기르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법안 46조는 “종교 단체, 종교 학교, 그리고 종교활동 장소는 중화인민 공동체라는 굳건한 의식을 다지는 데 필요한 홍보와 교육을 진행하고, 우리나라 종교의 중국화 방향을 고수하며, 종교가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하도록 이끌고, 종교인과 신자들이 애국주의 전통을 이어가도록 지도하며, 민족적·종교적·사회적 화합을 증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중국 당국은 이 법이 국가 결속력을 높이고 56개 민족 간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 세계와 인권 운동가들은 이 법안이 소수민족 언어와 문화, 종교 관습을 한족 문화의 규범에 맞춰 단일한 중국 국가 정체성 안으로 흡수하려는 의도를 지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럽의회는 4월 30일 “노골적으로 동화 정책을 부추기고 중국 안팎의 여러 집단이 누려야 할 문화·종교·언어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법안 폐지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이 법은 내몽골뿐만 아니라 구이저우·윈난·신장 등 소수민족 비율이 높은 지역의 가톨릭교회와 공동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내몽골 서부는 19세기 선교 활동으로 가톨릭 신자 수가 적지 않은 지역이다. 이 매체는 “지역 성직자들이 종교적 신념보다 국가의 법이 우선한다는 점을 가르치고, 신자들은 ‘5개의 확인(5 identification)’을 통해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5개의 확인’은 56개 민족과 5대 국가 공인 종교 공동체가 위대한 조국·중화민족·중화문화·중국 공산당·중국 특색 사회주의와 하나 될 것을 요구한다. 이에 이 지역 애국협회 신자들은 중국어 표준어를 쓰는 데 앞장서고, 민족 단결 교육 프로그램 참여해 하나의 중국 정체성을 알리도록 요구받을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애국협회는 이미 법안에 적극 참여하는 단체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더 필라는 “온라인상 이 법을 찬양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면서 “그러나 교황 회칙 「고귀한 인류」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