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존재하지 않는 자료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셈입니다. 그만큼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서도 온라인 활용은 필수적이지요. 많은 자료를 제 개인 홈페이지(donbosco.pe.kr)에 보전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 역시 아우구스티노 성인에게서 배웠습니다.”
성염(요한 보스코) 전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 안에 ‘아우구스티누스 도서실’(lifebible.co.kr/library-2)을 운영하며 가톨릭교회 교부 성 아우구스티노(354~430)의 신학과 신앙의 정수를 오늘을 사는 신자와 신학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성인은 자신의 저서와 서간 등을 정리하고 보존하는 데 무척이나 마음을 썼고, 사제나 주교로서 행한 강론 6000여 편 중 500여 편이 「설교집」에, 주변 성직자들과 정계 인사들,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중에서도 250여 편이 「서간집」에 보전돼 있다.
도서실은 성 전 교수가 번역하고 주해한 성 아우구스티노 관련 출판물들을 원문 그대로 제공하고 있어, 교부학 연구자들은 물론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모두에게 성인의 신학과 신앙을 이해하도록 큰 도움을 준다.
83세 고령에도 경남 함양 지리산 자락 휴천재(休川齋)에서 성 아우구스티노 연구와 번역 작업에 끝없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성염 전 교수의 학구적 모습과 신앙적 확신은 성 아우구스티노를 닮았다. 그는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교부로 일컬어지는 성 아우구스티노가 21세기 현대교회와 사회에 주는 가장 긴요한 메시지는 그의 「신국론」에 나오는 ‘사회적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교회와 신자가 사회적 사랑을 지니고 있는지 여부는 하느님 나라에 속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이미 1600년 전에 ‘사회적 사랑’을 외쳤음에도 가톨릭교회는 사회적 사랑에 대해 침묵만을 지켰습니다. 레오 13세 교황께서 1891년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를 발표함으로써 비로소 교회는 사회적 사랑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 전 교수는 레오 14세 교황이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이면서 교황명으로 ‘레오’를 택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레오 14세 교황이 레오 13세 교황의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성 아우구스티노의 신학을 중시하는 사목을 펼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건강이 크게 안 좋아진 적도 있었던 성 전 교수는 아내 전순란(마르가리타) 씨의 극진한 내조가 있었기에 지금처럼 연구와 집필을 계속할 수 있었다. 아내가 매주 3회(화, 목, 주일) 올리고 있는 ‘지리산 휴천재 일기’도 홈페이지 활성화에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고 감사해하며 신학자로서 향후 목표를 밝혔다.
“지금은 안소근 수녀(실비아·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와 공동으로 성 아우구스티노의 「시편상해」를 역주하고 있고, 2026년 한길사 창립 50주년 기념작 「한길 그레이트 북스」로 간행될 예정입니다. 또 한 가지 소망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펠라기우스 논쟁’ 전체를 종합하는 대저를 쓰다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율리아누스 반박 미완성 작품」을 완역해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논쟁서들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