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나는 ‘가라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뭘 결심해도 못 지키고, 늘 엇나가는 나는 분명 가라지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럼 나는 결국 묶여 불타버리게 되는 것일까.
나는 처음부터 왜 가라지로 태어났을까.
그러나 언젠가, 내가 분명 가라지 같아 보이지만
하느님이 만든 것이니 좋은 씨앗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 더디고 서툴고 작아도, 끊임없이 애쓰고 도전하고 발버둥 친다면,
나는 분명 열매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가라지가 아니니까.

글·그림 _ 조재형 안드레아 신부(수원교구 화성 안녕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