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본당에서 어린이 수가 크게 줄어 주일학교에 참석하는 아이들이 몇 명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함께 웃고 뛰며 신앙생활을 할 때 성당을 더욱 친숙한 공간으로 느낍니다. 반대로 함께할 친구가 적으면 성당은 점차 재미없는 곳이 되고 발걸음도 멀어질 수 있기에,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배우는가’만큼이나 ‘누구와 함께하는가’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부모가 되어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교적이 지역 공동체를 이루는 중요한 제도임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저출산이라는 현실 앞에서 미래 세대의 신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유연한 사목적 접근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적은 각 본당에 유지하되 어린이 미사와 주일학교만 구(區) 단위 또는 권역별로 함께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 본당의 아이들이 함께 모여 미사와 교리, 다양한 활동을 함께한다면, 더 많은 친구와 함께 신앙 안에서 성장하며 성당을 더욱 기다려지는 공간으로 느낄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참석 인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교회 안에서 공동체를 경험하고 신앙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근 이사하며 다니게 된 서울대교구 장안동본당에서, 어린이 사목이 아이들의 신앙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새롭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주요한(요한 사도) 신부님께서는 미사가 끝난 후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며 자연스레 한데 어우러지십니다. 아이들은 즐겁게 주님의 기도와 사도신경을 익히며, 신앙을 기쁘고 즐거운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미사 중에 아이들이 제대 앞으로 나와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모습은 부모님들도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아이들이 하느님을 어렵게 느끼는 대신 기쁨 속에서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며, 부모인 저 또한 주님께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은총을 느끼곤 합니다.
아이도 이제는 토요일이 되면 “내일 성당 가는 날이지?” 하고 먼저 묻습니다. 친구들을 만나고, 신부님과 함께 웃으며, 기쁜 마음으로 미사에 참여하는 시간이 아이에게는 한 주를 기다리게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첫영성체 교리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먼저 식사 전후 기도를 주도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저는 오히려 아이를 통해 하느님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어린이 사목은 단순히 교리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교회 안에서 기쁨을 경험하고 공동체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좋은 사례들이 교구와 본당 사이에서 더 많이 적용되고, 서로 배우며 발전할 수 있다면 한국 천주교의 어린이 사목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전문가도 사목자도 아닙니다. 아이들이 성당을 좋아하고 신앙 안에서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한 명의 평신도 아버지로서 이 글을 씁니다. 저출산이라는 새로운 현실 앞에서도 아이들이 더 많은 친구를 만나 신앙 안에서 성장하며, “성당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앞으로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은 제안이 한국 천주교의 미래 세대를 위한 논의에 작은 씨앗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글 _ 박규식 유스티노(서울대교구 장안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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