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처벌에 앞서 소년들의 삶 전체를 돌아봐야

(가톨릭평화신문)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소년들의 형사처벌 연령을 한 살 낮추는 것으로 범죄가 줄어들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지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소년범들의 교화만 이야기할 수도 없다. 잘못에는 합당한 책임이 따라야 하며, 피해자 또한 제대로 보호받도록 돕는 것이 국가의 책무다.

지난해 20세 미만 소년수형자의 재복역률은 35.5%로 전체 수형자보다 높다. 보호관찰 대상 촉법소년 상당수는 음주·약물, 정신적 어려움과 가정폭력 등 여러 문제에 노출돼 있었다. 처벌의 선을 낮추는 것과 함께 그들이 왜 선을 넘게 됐는지도 살펴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소년원은 과밀하고 소년사법 인력은 부족하다. 교정 현장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소년수형자도 제한적이다. 출소한 청소년들이 돌아갈 가정과 학교, 자립 기반마저 없다면, 언제든 이들을 다시 범죄가 시작된 자리로 돌려보낼 수 있다.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려면 사회가 아이들에게 져야 할 책임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피해자 보호와 가해 소년의 교화 역시 양자택일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가 가해 소년의 처분 결과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고 회복을 끝까지 지원해야 한다. 동시에 죄 지은 소년에게도 잘못을 깨닫고 다시 시작할 여건이 잘 주어져야 한다.

소년범죄 정책의 성패는 몇 살부터 벌할 것인가만으로 좌우되지 않는다. 한 아이가 죄를 범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했는가까지 물어야 한다. 교회 또한 교정사목을 통해 죄를 지은 이들 안에서 인간 존엄과 회복의 가능성을 바라봐왔다. 처벌의 문턱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넘어 우리 소년들의 삶 전체를 함께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