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돋보기] 완전한 사랑
(가톨릭평화신문)
참 오랜만에 어른에게서 아이 같은 미소를 봤다. 한국에서 30년 가까이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과 함께하다 지난 18일 본국 콜롬비아로 돌아간 성가정의 카푸친 수녀회 마르가리타 수녀님을 떠나기 며칠 전 만났다. 지금 머릿속에 가장 선명하게 남은 모습은 수녀님의 해맑은 미소다. 그간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그 미소.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 희년을 보내는 올해는 십자가의 성 요한 시성 300주년이자 교회학자 선포 100주년이기도 하다. 수도자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해다.
「교회헌장」은 수도자에 대해 “이 세상에 있는 천상 보화를 모든 신자에게 보여주고, 미래의 부활과 하늘나라의 영광을 예고하여 준다”(44항)고 밝힌다.
그 모습은 다양하다. 성 프란치스코는 복음을 글자 그대로 살아내며 ‘제2의 그리스도’라 불렸고, 십자가의 성 요한은 저술과 기도를 통해 영적 여정의 길을 안내했다. 오늘날에도 여러 수도회는 병원과 복지시설 등 삶의 현장에서 각자의 카리스마로 복음을 살아간다. 모습은 달라도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드러낸다는 본질은 같다.
지난 14일에는 남녀 수도회가 WYD를 위해 1억 원을 기부했다. 청빈을 서원한 수도자들이 교회를 위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돈이다.
기도를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으로만 여기기에는 이들의 삶이 너무나 구체적이고 존재 자체로 든든하다. 교회 2000년 역사 곳곳에는 수도자들의 기도와 헌신이 있었다. 큰 행사를 1년 앞둔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 수도자들의 기도가 있다. 그 기도는 때론 버림받은 아이의 곁을 30년 동안 지키는 삶이 되고, 기꺼이 내놓는 물질이 되기도 한다.
“모든 수도자는 완전한 신앙,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 십자가에 대한 사랑과 내세의 영광에 대한 희망으로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파한다.”(「수도 생활의 쇄신에 관한 교령-완전한 사랑」 25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