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13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성평등가족부가 최근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장모 살해·아내 납치 사건과 관련해 “매우 엄중하고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 같은 관계성 범죄에 대해 관계부처가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정회진 성평등부 친밀관계폭력방지과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대책이 구체화되면 관련 내용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과장은 “지난 7월 발표한 친밀관계폭력 사망 사건 사례분석 제도가 사망 사건의 원인을 분석해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1일 오전 5시 38분쯤 20대 남성이 송파구에서는 처가를 찾아가 50대 장모를 흉기로 찌르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장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유족들은 피의자가 아내의 가정폭력 신고와 혼인 무효 소송에 대한 보복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13일에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8명 다쳤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불만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싶었다는 취지로 범행 동기를 진술했으며 “범행 대상으로 나보다 힘없어 보이는 사람을 골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가운데 6명은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상을 입은 10대 여성은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의식불명 상태다.
피의자가 과거 강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자감독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과장은 “전자발찌는 법무부와 경찰청의 과제”라면서도 “이 또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개선 과제 등을 검토하며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접근의 한계도 설명했다. 정 과장은 “성평등부도 사건과 관련한 동향은 피해자의 개인정보 때문에 사실 언론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13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사전 위험 징후에 대한 엄정한 초기 대처와 가해자·피해자의 신속한 분리 등 문제점이 지적된 데 대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가정폭력과 스토킹이 모두 관계성 범죄에 해당하지만 피해자 보호조치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가정폭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전자발찌 부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스토킹은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지 않지만 가정폭력은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성평등부가 관련 부처에 보다 적극적으로 제안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뜻한다.
위험도에 따른 피해자 보호조치와 관련해서는 경찰청과 성평등부의 역할이 나뉘어 있다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긴급 주거 지원이나 법률 지원 등 필요한 지원을 즉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위험군인 A등급과 저위험군인 B등급에 대한 정보는 사실상 경찰청이 가지고 있고, 성평등부는 부처에 연계된 피해자에 대해 상담소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이혼소송 중 발생하는 범죄 피해와 관련해서는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법원과의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 과장은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잘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관련 시스템을 11월 중 보완하는 것으로 법원과 협의가 됐다”고 했다.